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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6월|일터다시보기]택배 기사와 버스 운전사와 나
07-22 18:38 | 조회 : 847
택배 기사와 버스 운전사와 나


한노보연 후원회원  안태은

<단상1>
지난주 나의 핸드폰을 멀리 떠나보냈습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술 먹고 택시에 흘리고 내린듯합니다. 본능적으로 내리자마자 아차 했지만 택시에서 잃어버린 것은 찾을 수 없다고 단념 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한마디 했죠. “택시기사들이 다 그렇지 뭐” 물론 택시기사님이 핸드폰을 가지고 갔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택시기사들은 불친절하고 믿을 수 없다는 사회적 통념이 제 머릿속에 있었을 뿐입니다. 왜 택시기사는 믿지 못하는 불친절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왜?

<단상2>
삼화고속이라는 버스회사가 파업을 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합정에서 술을 먹으면 지하철이 끊긴 이후에도 무사히 인천까지 데려다주던 고마운 버스입니다. 막차를 타고 무사히 방에 들어가 누우면 새벽 2시입니다. 저희 집은 종점이 아닙니다. 종점까지 도착을 해서 정리를 하고나면 버스기사님은 어떻게 집에 들어가서 언제 침대에 누울까. 이점에 대해서 저는 막차를 자주 타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단상3>
급한 서류가 있으면 퀵서비스를 자주 부릅니다. 급한 서류이기 때문에 기사님이 늦게 오면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재촉을 합니다. 그리고 퀵서비스기사님이 오시면 말합니다. “서류 좀 00에게 전해주세요. 빨리 좀 부탁드려요.” 비가 와서 헬멧의 시야가 가려지거나 눈이 와서 빙판길이 되거나 저의 관심은 오직 하나. 내 서류가 빨리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퀵서비스기사님의 ‘안전’은 저의 관심이 아닙니다.

최근에 겪은 몇 가지 경험들과 이번호 일터를 읽으면서 든 생각을 두서없이 나열했습니다. 전 제가 특별히 다른 사람의 수고에 대해 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들의 수고를 고맙게 생각하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려고 노력한다고 자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이렇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경험과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제 생활은 성인이 되고 돈을 벌기시작하면서 편해지고 있습니다. 필요한 서비스는 비용을 지불하고 ‘사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 서비스가 정확히 무엇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중 내가 무엇을 받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나는 노동의 결과물만을 받았다고 느끼지만 진정 내가 받은 것은 단순한 결과물 그 자체가 아닌 그 과정에 결합한 한 사람의 ‘인격’, ‘생활’, ‘건강’, ‘안전’일 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그것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그것까지 제공해달라고 한 적도 없으니까요.
지난주에 노동위원회 심문회의가 있었습니다. 한 택시회사 노동자가 새벽에 무단횡단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냈습니다. 회사는 즉시 노동자에게 승무정지처분을 내렸지만 다행히 노동위원회는 인사권 남용이라며 해당처분을 부당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사건의 결과보다 제 기억에 남는 것은 진행과정에서 알게 된 택시기사의 근로조건이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게 나쁜 근로조건으로 근무하는 이들에게 친절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 그들의 불친절에 대해서 화를 내고 욕만 했지 왜 그러한 일이 생기는지에 대해선 무관심하지 않았을까요? 이러한 일이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물건을 조금 더 일찍 받기위해서 택배기사를 얼마나 닦달하고, 험하게 운전하는 버스기사를 얼마나 욕 했을까요?
거창하게 시스템의 문제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벅찹니다. 다만, 내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고 내가 받는 편의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우리의 노동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한 노동자가 나에게 준 그들의 ‘인격’, ‘생활’, ‘건강’, ‘안전’ 등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면 내가 조금 불편해도 된다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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