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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5월|유노무사상담일지]더불어 여
06-29 16:19 | 조회 : 1,509
노무법인 필 노무사  유 상 철
nextstep1@hanmail.net

노동자가 부당한 징계나 해고를 당한 경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최초 사건은 사업장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서 진행된다. 지노위 판정 결과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중노위 판정결과에 따라 행정소송(지법→고법→대법)을 진행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이하 ‘노동위’)는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단체협약 시정명령, 노조 규약 시정명령, 단체협약 해석, 교섭대표노조 결정, 단체교섭 조정 등 심판과 조정사건을 총괄하고 있다. 그만큼 고용관계에서 파생되는 각종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노동위는 막강한 책임과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복수노조 설립에 따른 교섭창구단일화 등 법개정에 따라 노동위의 권한은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다. 때문에 노동분쟁에 있어 노동위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각종 노동위의 결정에 있어 ‘합리성과 공정성’을 찾아 보기 힘들어진 현실이라는 점에서 노동위 제도와 운영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노위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소송을 통해 대법원에서 파견법상 직접 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2004.3.13.부터 현대차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받고 8년여에 걸친 부당해고 사건에서 승소하였다. 중노위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면 중노위는 소송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심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당 사건을 재처분하여야 한다. 이러한 재처분 사건은 별도의 심문회의 없이 확정 판결에 터잡아 “우리 위원회의 판정이 법원의 판결로 취소되고 이 판결이 법원에서 확정됨에 따라 노동위원회 규칙에 따라 주문과 같이 재처분한다”고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인 재처분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현대차 사건에 대해 중노위는 지극히 예외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대차측 대리인의 요청에 따라 심문회의를 개최한다느니,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느니 전례없는 태도를 취하였다. 중노위는 법원의 확정 판결문을 받으면 30일 이내에 재처분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중노위는 대법원 판결문을 2월28일에 수령하였지만 처리 기간을 넘긴 이후 희한한 일처리를 시작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월2일 해당 사건에 대하여 부당해고 ‘인정’이라는 재처분을 하였다. 과연 누구의 눈치를 본 것일까?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
중노위의 각종 판정을 살펴보면 특히 노동조합 사건, 정부의 노동정책과 연관된 사건에 있어 다분히 친정부적인 판정이 쏟아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노동부로부터 독립된 위원회이지만 사실상 정부의 관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판정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있었던 철도노조 대량해고 사건에 대한 행정법원의 판결을 통해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다. 중노위가 정당한 해고라고 판정하였던 상당수 노동자들이 모두 행정법원에서 부당해고로 인정되었다. 그 사이 중노위의 잘 못된 판정으로 인해 부당해고를 당한 1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노동위와 법원에서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판단기준은 동일하다. 징계사유의 존부, 징계양정의 적정성, 징계절차의 정당성 등 주요 판단기준을 통해 부당해고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왜? 노동위의 판정과 법원의 판결이 이렇게까지 엇갈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노동위 공익위원의 개별적 자질 문제로만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노동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판정을 놓고 볼 때, 기능과 운영에 정부의 심각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버릴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반노동자적 정책에 문제제기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법적 판단기준을 넘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사용자에게는 법적 한계를 악용하여 징계권을 남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노동자에 대한 각종 권리 구제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권리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수년 동안 노동위는 주요 사건에서 ‘합리성과 공정성’이 사라진 판정을 쏟아냈고, 이 과정에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잃어버린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하기 힘든 지경에 놓여 있다. 노동위 제도와 구성․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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